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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조세 판례의 동향과 의의

I. 들어가며

2022년에도 국세기본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판례들이 여럿 선고되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판결 이외에도 중요한 판결들이 선고되었으나, 지면 사정상 실무상이나 법리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을 위주로 선정하였다.

II. 국세기본법 분야

1. 가산세 면제 요건인 '정당한 사유'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 및 납세자가 사용인에 대한 관리감독책임을 다한 경우 가산세 면제 여부(대법원 2022. 1. 14. 선고 2017두41108 판결)

피고는 클럽을 운영하는 원고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원고의 종업원들이 클럽 입장권을 위조·판매하여 그 대금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누락된 입장권 판매대금 매출에 관한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각 본세와 이에 대한 각 신고불성실가산세 및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였다.

대상판결 사안에서는 원고에게 본세 납세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및 만약 본세 납세의무가 발생한다면 적어도 그 의무이행을 이행하지 아니한 데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어 가산세를 면제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과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대금 수령의 법률적 효과는 원고에게 귀속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그 대금에 대한 지배·관리를 하면서 담세력을 보유하게 되므로, 종업원들이 위조입장권을 판매하고 받은 대가는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본세 부과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가산세 부과의 적법성에 관해서는 원심과 대법원의 결론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원심은 원고가 종업원들의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고소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후에는 매출신고와 관련 세액을 신고납부할 수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위 시점 이전까지 발생한 납부불성실가산세만 취소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세법에서 정한 신고·납부기한'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원고는 부가가치세 등의 신고·납부기한 당시에는 위조입장권 판매와 관련된 소득을 신고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으므로 신고·납부기한의 전후를 불문하고 신고납부불성실가산세와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모두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종업원의 횡령행위로 인한 매출누락이 있었더라도 납세자가 종업원들에 대하여 관리감독책임을 다하였다면 그 매출누락과 관련하여 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종래 대법원은 납세자 본인이 사용인 등의 부정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납세자 본인에게 장기부과제척기간이나 부당과소신고가산세에 관한 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7두38959 전원합의체 판결). 대상판결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납세자 본인이 사용인 등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나 관리감독을 기울인 경우에는 일반 가산세도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가산세는 납세자의 의무해태에 대한 행정상의 제재이므로 납세자의 책임에 상응하여 부과되어야 한다. 만약 납세자가 사용인 등에 대한 관리감독책임을 다한 경우라면 납세자에게 세법상 신고의무를 해태한 것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대상판결은 납세자가 과세표준 등을 과소신고하였더라도 그 과정에 사용인 등의 부정행위가 개입된 경우에는 납세자가 사용인 등에 대한 관리감독책임을 다하였다면 일반 가산세도 부과할 수 없다는 법리를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2. 영어조합법인의 출자자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9두60226 판결)

원고들은 부부로서 영어조합법인 A의 총 출자지분 51%와 44%를 각각 보유한 출자자들이다. 피고는 A법인이 2016년 제1기 부가가치세와 2016 사업연도 법인세를 체납하자, 원고들이 A법인의 과점주주로서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제2호에 따라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보고 원고들에게 위 체납 국세의 납부를 통지하였다.

구 국세기본법 제39조 제2호는 "주주 또는 유한책임사원 1명과 그의 특수관계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서 그들의 소유주식 합계 또는 출자액 합계가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면서 그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들(이하 '과점주주')"을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자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대상판결 사안에서는 영어조합법인의 출자자인 원고들이 위 조항에 따라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과점주주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제1심은 단순히 A법인의 조합원명부상 원고들이 A법인의 출자자로 확인되므로 원고들이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원심판결은 ①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A법인에는 법인격을 전제로 한 것을 제외하고 민법의 조합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는 점, ② A법인을 상법상 주식회사로 볼 수 없고 영어조합법인에 상법상 주식회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는 규정 역시 없으므로 A법인의 조합원인 원고들을 A법인의 주주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들이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과점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 역시 원심판결이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설시하면서, 위 구 국세기본법 제39조 제2호에서 말하는 '주주' 또는 '유한책임사원'의 개념을 상법상 개념과 동일하게 해석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이나 조세법률주의가 요구하는 엄격해석원칙에 부합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심판결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는 상법상 주주 등의 유한책임 원칙에 대한 중대한 예외로서 본래의 납세의무자가 아닌 제3자에게 보충적인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그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해석 방법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데 의의가 있다.

3. 가공거래로 인한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수수하고, 그에 근거하여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경우 각 세목별 장기 부과제척기간의 적용 요건(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2825 판결)

과세관청이 국세 또는 지방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 즉 부과권은 일정한 기간 안에 행사하여야 하는데, 이를 부과권의 제척기간이라 한다. 구 국세기본법(2008. 12. 26. 법률 제92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2 제1항은 제3호에서 상속세·증여세 이외의 국세 부과제척기간을 원칙적으로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5년간'으로 규정하는 한편, 제1호에서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는 경우에는 '당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10년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상판결에서는 가공거래로 인한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수수하고, 그에 근거하여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경우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는지가 문제되었다.

원심은 원고가 거래상대방으로부터 가공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부가가치세 매출세액에서 그 매입세액을 공제받고 법인세 신고시 해당 금액을 손금으로 산입한 행위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법인세 부과처분에 관하여는 원심과 동일한 취지로 판단하였으나,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에 관하여는 납세자에게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매입세액의 공제 또는 환급을 받는다는 인식 외에 납세자가 그 매입세액의 공제를 받는 것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조세수입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단순히 원고가 거래상대방과 합의 하에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았다는 이유만으로는 국가의 조세수입이 감소할 것을 의도 내지 인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상판결은 부가가치세 부과처분과 관련하여 장기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기존의 법리를 재확인하면서(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두19516 판결), 과세관청이 그러한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경우 장기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포탈의 대상이 되는 세목에 한하여 장기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는 기존의 법리 역시 재확인하면서, 동일한 사실관계 하에서 법인세에 관하여 장기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부가가치세에 관하여는 장기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4. '납세의무 성립 이후의 자'에 한정되는 체납처분 면탈죄의 주체(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도5826 판결)

피고인 A는 2018. 3. 16.경 상가 분양권을 매도한 후 2018. 4. 20.경 그 매도대금을 배우자인 피고인 B에게 증여하고, 2018. 6. 12.경 본인 소유 부동산을 피고인 B에게 증여하여 상가 분양권 양도에 대한 양도소득세 체납처분을 면탈하였다는 죄책으로 기소되었다.

대상판결에서는 조세범 처벌법 제7조 제1항 위반죄(체납처분 면탈죄)의 주체인 '납세의무자'가 납세의무 성립 이후의 자에 한정되는지, 아니면 납세의무 성립 이전의 자까지 포함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납세의무 성립 이후의 자여야만 체납처분 면탈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피고인 A의 2018. 4. 20.경 증여는 납세의무 성립일인 2018. 4. 30. 이전의 행위여서 체납처분 면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2018. 6. 12.경 증여는 납세의무 성립일 이후의 행위에 해당하므로 체납처분 면탈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구 조세범 처벌법(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은 체납처분 면탈죄의 주체를 '체납자'로 정하고 있었으나, 조세범 처벌법이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제7조 제1항은 체납처분 면탈죄의 주체를 '납세의무자'로 규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개정 취지는 체납처분 면탈죄의 행위 주체를 체납자에서 납세의무자로 확대하여 처벌규정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이 체납처분 면탈죄의 주체가 확대되었더라도, 형사법의 해석은 죄형법정주원칙에 따라 문언해석에 충실하여야 하므로, '납세의무자'라는 문언의 의미에 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전의 자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결국, 대상판결은 '납세의무자'라는 문언을 죄형법정주의에 충실하게 해석하여 납세의무 성립 이후의 자만이 체납처분 면탈죄의 행위 주체가 된다고 판단한 취지이다.

다만,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에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양도소득세의 경우와 같이 행위자의 행위 시점과 납세의무 성립 시점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대상판결의 결론에 따를 때 납세의무 성립 전에 미리 재산을 은닉·탈루하면 체납처분 면탈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이 부분은 분명 현행법의 허점이다. 따라서 이를 보완할 입법적 조치가 필요한지에 관해서는 견해 대립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러나 현행법 해석론의 관점에서, 조세범 처벌법의 문언이 '납세의무자'라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고 납세의무 성립 전 재산의 은닉·탈루 행위가 있는 경우 과세관청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조세채권을 회수할 수 있으므로 형법의 보충성·최후수단성에 비추어 볼 때 납세의무 성립 전에 재산을 은닉·탈루한 자를 반드시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야 할 당위가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대상판결의 해석론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대상판결은 체납처분 면탈죄의 행위 주체인 '납세의무자'란 '납세의무가 성립하여 조세채무를 부담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분명히 밝힌 최초의 대법원 판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II. 법인세 및 소득세 분야

1. BOT 사업에서의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과세표준 산정방법(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두39027 판결)

민간투자사업 등에서 활용되는 이른바 BOT(Build-Own-Transfer) 방식의 사업에서 토지 임대인은 사업자에게 토지를 임대하여 주고, 사업자는 해당 토지에 건물을 신축하여 사용 및 수익한 후 임대기간 만료 시점에 임대인에게 해당 건물을 무상 이전한다. 이 경우 임대인은 임대기간 만료 시점에 무상으로 이전 받는 건물 상당의 임대료 수익을 얻는다. 따라서 임대인은 임대료 수익에 대하여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

기존 과세실무는 토지 임대인이 임대기간에 걸쳐 건물의 신축당시의 신축원가를 안분하여 법인세법상 익금 및 부가가치세법상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으로 보도록 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1년 이러한 기존 과세실무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8두18939 판결). 먼저 법인세법은 법인이 기타의 방법으로 취득한 자산의 취득가액은 취득 당시의 시가로 보도록 하면서, 임대료 중 지급기간이 1년을 초과하는 경우는 이미 경과한 기간에 대응하는 임대료 상당액을 익금으로 보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규정을 적용하여 토지 임대인은 임대료로 취득하는 자산인 신축 건물의 취득 당시, 즉 임대기간 만료 시점의 시가를 임대료 수익으로 인식해야 하고, 이를 매 임대기간에 대응하여 익금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부가가치세법의 경우 임대인이 용역을 제공하고 금전 이외의 대가를 받은 경우 자기가 공급한 용역의 시가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위 규정을 적용하여 토지 임대인은 금전 이외의 대가인 신축 건물을 무상 이전 받으므로, 자신이 제공한 토지임대용역의 시가를 확인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2011년 대법원 판결로 BOT 사건의 세무처리가 명확하게 되었으나, 실무상으로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토지 임대기간 만료 시점의 건물 감정가액을 평가하는 부분이었다. 이 경우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후의 건물 시가를 추정하여 평가해야 하므로 그러한 평가가액을 신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평가가액을 신뢰하더라도 현재 시점에는 해당 가격을 할인하여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닌지 등이 문제되었다. 이 사건에서 주로 문제된 것은 후자의 쟁점이었다. 즉, 원고는 미래 시점의 건물 가치를 평가하더라도 현재 시점의 법인세법상 임대료 수익은 화폐의 시간가치를 고려하여 해당 건물 가치의 현재가치 상당액을 안분하여 임대료 수익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원고의 주장을 인용하여 과세처분을 취소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법인세 측면에서 토지 임대기간 만료 시점의 건물 시가를 단순하게 임대기간으로 나누어 각 기간의 임대료 수익을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그 이유로 법인세법상 BOT 사업에 대하여 현재가치 평가를 허용하는 규정이 없는 점, 원심과 같은 방식으로 현재가치 평가를 적용할 경우 각 기간의 임대료 상당액을 모두 합산하더라도 임대기간 만료 시점의 건물 시가에 미달하게 되는 문제가 있는 점을 제시하였다.

또한 대상판결은 부가가치세 측면에서 토지 임대인이 사업자로부터 매 임대기간에 소정의 금전을 받기로 하고 이에 더하여 임대기간 만료 시점에 신축 건물 이전을 받기로 한 경우에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은 토지 임대인이 제공한 토지 임대료의 시가임을 확인하였다.

대상판결은 2011년 대법원 판결의 판시를 보다 구체화하여 BOT사업에 적용되는 법리를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BOT 형태의 사업을 하는 회사 중 과세실무에 따라 법인세를 신고하고 있는 경우는 대상판결의 취지를 고려하여 법인세 감액 경정 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2.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의 성격(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다286390 판결)

원고는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진행하였고, 1심에서 원고가 패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어 임금을 기초로 계산한 돈을 지급받았다. 이때 해고무효확인소송 등의 과정에서 받는 금원이 근로소득인지, 기타소득 중 사례금인지 등에 대하여 실무상 많이 문제되고 있으며 그 경계 역시 모호하다. 이에 대상판결에서도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받은 금원의 성격이 쟁점이 되었다.

소득세는 열거된 소득에 한정하여 소득세를 부과한다.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7호는 기타소득의 하나로 '사례금'을 규정한다. 대법원은 사례금의 의미를 "사무처리 또는 역무의 제공 등과 관련하여 사례의 뜻으로 지급되는 금품"이라고 해석하면서, 사례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금품 수수의 동기·목적, 상대방과의 관계,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대법원 2013. 9. 13. 선고 2010두27288 판결, 대법원 2018. 7. 20. 선고 2016다17729 판결 등).

그러나 현실에서 이러한 '사례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무상 해고무효소송 및 이러한 무효소송에서의 화해로 인하여 지급받는 금원이 '사례금'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얼핏 유사하게 보이는 사안에 대하여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경우가 있다. 즉, 대법원은 2018. 7. 20. 선고 2016다17729 판결과 2016. 10. 27. 선고 2016두48232 판결에서는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화해금이 '사례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이하 '사례금 인정 판결'). 반대로 대법원은 대상판결 및 그와 같은 날 선고된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다237237 판결에서는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화해금이 '사례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이하 '사례금 부정 판결').

이처럼 일견 대법원 판례가 엇갈리는 결론을 내린 이유는 각각의 사건에서의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분석해 볼 수밖에 없다1). 즉, 사례금 인정 판결에서는 공통적으로 (i) 해고일자 기준으로 근로관계가 해소되었다는 점, 즉 기존 해고가 적법한 것이었다는 점이 화해서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었고, (ii) 화해가 해고 시점으로부터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졌으며, (iii) 화해금의 금액이 근로자의 남은 근로기간의 급여와 관계 없는 소액의 금액으로 산정되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은 해고 자체는 적법하게 이루어졌으나 회사가 근로자가 제기한 분쟁을 조기에 종결시켜 이와 관련된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에서 화해금을 지급한 경우를 '사례금'으로 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반대로 사례금 부정 판결에서는 공통적으로 (i) 해고일자 기준으로 근로관계가 해소되었다는 것이 명확하지 않았고, (ii) 오히려 대상판결에서는 회사가 1심에서 승소를 하였음에 불구하고 2심에서 화해에 응함으로써 2심 진행 과정에서 기존 해고가 위법하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현출된 것은 아닌지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게 하였다. 또한 (iii) 화해금도 근로자의 잔여 정년기간을 고려하여 산정됨으로써 부당해고를 전제로 급여 상당액의 손해배상액을 화해금으로 산정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은 해고가 위법하여 화해금이 실질적으로 손해배상금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 이를 사례금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는다는 고려를 한 것으로 짐작된다.

정리하자면, 대법원이 판시를 통해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은 아니나, 대법원은 해고가 적법한 상태에서 회사가 의무 없이 분쟁의 조기 해결을 위해 화해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사례금으로, 해고가 위법한 상태에서 회사가 실질적으로 손해배상을 위해 화해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사례금이 아닌 것으로 보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실무상 '사례금'인지 여부와 관련하여는 이러한 대법원 판례에 나타난 판단 요소를 적절히 살펴 회사와 근로자에게 불필요한 조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 1) 이하의 내용은 "김범준, '근로관계의 분쟁해결금과 소득세법상 사례금 -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다286390 판결 등의 평석 및 실무상 시사점', 법조 제71권 제3호(통권 제753호) 297~329 면"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3. 피합병법인이 가졌던 합병법인 주식의 처분이익 과세규정의 위법성(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8두54323 판결)

과거 대법원은 합병법인이 합병 전에 보유하고 있던 피합병법인 주식(이른바 포합주식)을 양도하는 것은 손익거래로서 법인세 과세대상이라고 보았다(대법원 1980. 12. 23. 선고 79누370 판결, 대법원 1995. 4. 11. 선고 93누21583 판결 등). 그러나 대법원은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이 합병 전에 보유하고 있던 합병주식(이른바 협의의 자기주식)을 승계취득한 후 양도하는 것은 자본거래로서 법인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보았다(2005. 6. 10. 선고 2004두3755 판결. 이하 '종전 대법원 판결'). 대법원이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은 합병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의 처분의무를 규정하고 있던 구 상법, 자기주식의 처분손익을 합병차익에서 가감하도록 하고 있던 구 회계기준, 합병법인과 피합병법인의 손익을 서로 구분하여 계산하던 구 법인세법의 합병세제를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2호의2 괄호 안 부분(이하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을 개정하여 "합병법인이 합병에 따라 피합병법인이 보유하던 합병법인의 주식을 취득하게 된 경우"에도 자기주식의 양도금액으로서 과세되도록 하였다.

대상판결에서는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이 무효인지 여부가 주로 문제되었다. 즉, 종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협의의 자기주식 양도차익은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에서 정하는 합병차익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은 상위 법에 위반된 것으로서 무효라는 것이 원고의 주장이었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이 모법에 위반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은 익금에 대한 포괄적 일반규정인 법인세법 제15조에 기초한 것으로서 협의의 자기주식 처분손익을 자본거래로 볼 것인지 손익거래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을 입법으로 정리한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자기주식이 양도성과 자산성에 있어서 다른 주식회사가 발행한 주식과의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자기주식 처분이익을 법인세법상 익금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과거 회사합병으로 인하여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처분하는 것을 자본거래로 취급한 대법원 2004두3755 판결은 당시 합병·분할 세제 등을 고려한 판단이었고, 현행 합병·분할 세제에서 자산을 '양도'하는 것으로 의제하고 있는 이상 피합병법인이 가지고 있는 합병법인의 주식을 제3자로부터 취득한 자기주식과 달리 취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그동안 다툼의 여지가 있었던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이 보유하던 합병법인 발행 주식을 승계취득함으로써 발생한 자기주식(이른바 협의의 자기주식)을 양도할 때 그 양도차익이 법인세 과세대상이 된다는 점과 이러한 내용을 규정한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4. 법인 해산에 따른 의제배당소득의 과세표준 계산방법 (대법원 2022. 11. 3.자 2022두48929 판결(심리불속행))

1982년에 설립된 원고 법인은 2018. 6. 18. 주주총회 결의로 해산하여 2018. 11. 20. 청산종결등기를 마치고 2018. 12. 21.자로 폐업하였다. 원고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2012. 5. 4. 기준으로 전체 주식의 80%(40,000주)를 액면가액(10,000원)으로 유상감자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A등 주주들의 주식수가 감소하였다. 이후 원고는 법인 해산에 따라 A 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 6명에게 각 지분율에 따라 현금배당을 실시하였다. 대상판결은 법인 해산 전 '주식 수 감소에 의한 유상감자'를 실시하여 액면가액을 환급한 경우 감자손실액(취득가액-감자환급액)을 법인 해산으로 인한 의제배당소득 산정 시 공제되는 '해당 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사용된 금액'에 포함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고는 관련 유상감자로 인해 A등 주주들은 각 소유주식의 80%가 취득가액에 현저히 미달하는 주당 10,000원씩의 액면가액을 환급받는 조건으로 소각되었는데 소각된 주식의 가치 중 액면가액을 초과하지 않는 나머지 20% 주식(이하, '잔여주식')에 전가되므로, 법인 해산에 따른 의제배당 대상이 되는 잔여주식의 취득가액 산정 시 감자손실액을 잔여주식의 취득가액에 더하는 것이 경제적 실질과세원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피고는 원고 해산시 A등 주주들은 잔여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을 뿐인데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의 '그 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사용한 금액'에 유상감자로 인한 손실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고, 유상감자에 따른 주식소각은 주식의 '취득'과는 별개의 법률행위이며, 유상감자는 무상감자와는 달리 일정한 소각 대가를 받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취득가액을 넘는 대가를 받을 수도 있으므로 의제배당소득 산정 시 고려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원심은 유상감자의 경제적 효과와 의제배당소득 과세의 구조, 무상감자 및 주식병합 방식 유상감자와의 형평 등을 고려하면, 주식 수 감소 방식 유상감자에서 액면가액을 환급한 경우, 즉 이익잉여금을 소각대가의 원천으로 사용하지 않은 감자의 경우에는 법인 해산으로 인한 의제배당소득 산정 시 감자손실액을 잔여주식의 취득가액에 포함하는 것이 실질과세원칙에 부합하고, 이것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소득세법에서는 법률적 형식 이외에 경제적 실질을 중시하여 본래 의미의 배당 이외에 경제적으로 배당과 같은 효과가 있는 거래를 배당으로 의제하여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으므로 실질과세의 원칙상 주주 등이 실질적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이 있음을 전제로 그에 비례하여 과세가 이루어져야 하는바, 법인 해산에 따른 의제배당소득의 과세표준을 계산함에 있어서도 주주의 보유주식 중 일부가 취득가액보다 낮은 가액으로 유상감자된 경우 해당 감자손실액 상당을 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사용된 금액으로 보아 법인해산에 따른 잔여재산 분배액에서 공제하여 '주주가 얻는 실질적 이익'을 대상으로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이다. 대법원도 원심의 위 법리를 그대로 인정하였다.

대상판결은 소득세법상 의제배당 규정을 형식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주주들이 얻은 경제적 이익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서 의미가 있다.

IV. 국제조세 분야

1. 실질적 관리장소 기준이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지 여부(대법원 2022. 1. 27.자 2021두52471 판결(심리불속행))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1호는 "내국법인이란 국내에 본점이나 주사무소 또는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를 둔 법인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5. 12. 31. 개정된 법인세법은 내국법인과 외국법인의 구별기준으로 '실질적 관리장소' 개념을 최초로 도입하였는데, 그 도입 취지는 조세피난처 등에 명목회사를 두고 사실상 내국법인과 동일하게 국내에서 사업활동을 수행하면서 조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위 규정은 현행 법인세법 제2조 제1호에도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영위하는 내국법인 X는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할 목적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로부터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버뮤다 소재 외국법인 Y의 지분 5.88%(이하, '이 사건 지분')를 취득하였다. X법인은 한국가스공사와 공동으로 자본금 100%를 출자하여 버뮤다 소재 외국법인 원고를 설립하고 그 관리업무는 내국법인 B가 위탁받아 수행하였다. X법인은 2006년 8월 원고에게 이 사건 지분을 양도하였고, 같은 날 한국가스공사에 원고의 지분 49%를 양도하였다. X법인, 한국가스공사 및 원고는 같은 해 9월 'SPC 대부계약' 및 'SPC 운영계약'을 체결하여 원고는 운영자금을 X법인 및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지원받고 원고가 Y법인으로부터 배당을 받으면 그 전액을 X법인 및 한국가스공사에 배분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실질적 관리장소가 국내에 있다고 보아 내국법인으로 간주한 후, 원고가 수령한 이 사건 해외자원개발사업의 배당금 등과 관련하여 법인세 등을 경정·고지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실질적 관리장소를 국내에 둔 법인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제1심은 조세회피목적 등 법인의 설립 목적 또한 실질적 관리장소 판단의 주요한 고려요소가 된다고 전제한 후, 원고는 해외자원개발사업 투자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으로서 그 주주인 X법인과 한국가스공사가 Y법인으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므로 이는 조세회피목적과는 명백이 구별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고의 관리업무 일부를 내국법인 B법인이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더라도 실질적인 관리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원고가 사업상 유의미한 의사결정이나 행위를 국내에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는 실질적 관리장소를 국내에 둔 법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반면, 원심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법인세법상의 '실질적 관리장소' 규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원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두237 판결)의 입장은 실질적 관리장소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조세회피목적 등 설립목적을 추가적인 고려요소로 볼 수 있다는 태도이지, 실질적 관리장소 여부를 조세회피목적 유무에 따라서만 판단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제1심과 같이 구 법인세법 제1조 제1호를 주관적 요소인 조세회피목적의 존부를 기준으로 내국법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석하는 것은 문언에 반하는 창설적인 요건을 만들어내는 해석이라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원심판결은 원고의 사업수행에 필요한 중요한 관리 및 상업적 결정이 이루어진 장소는 국내이므로, 원고는 '실질적 관리장소'를 국내에 둔 내국법인이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판결을 함으로써 위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2. 조세회피목적이 명백하고 아무런 실체가 없는 외국법인의 실질귀속자 인정 여부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7두31347 판결)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세법 중 과세표준의 계산에 관한 규정은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에 불구하고 그 실질내용에 따라 적용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외국법인 DCC는 1983년경부터 원고 한국 DC의 발행주식 전부를 소유하여 왔다. DCC는 2009. 3. 24. 네덜란드에 원고 DCK를 설립한 다음, 원고 DCK에 원고 한국DC의 발행주식 전부인 93만 5,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현물출자하고, 네덜란드에 있는 완전자회사인 DCN에 원고 DCK의 발행주식 전부를 양도하였다. 원고 한국DC는 이 사건 주식 중 40만 주에 대한 유상감자를 실시하고, 원고 DCK에 감자대가를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 한국DC는 2012. 10. 4. 원고 DCK에 배당금을 지급하고 한국-네덜란드 조세조약에 따른 제한세율을 적용하여 법인세 등을 납부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감자대가 및 배당금이 실질적으로는 DCC에 귀속되었다고 보고 한-미 조세조약을 적용하여 법인세 등을 부과하였다. 대상판결에서는 원고 한국DC가 지급한 배당금의 실질귀속자를 원고 DCK가 아닌 DCC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및 이 사건 현물출자 및 주식양도 거래의 형식을 부인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이른바 'CJ ENM 판결'(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7두33008 판결) 이후 일관되게 조세조약상 수익적 소유자 판단과 실질귀속자 판단은 별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때 조세조약상 수익적 소유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수취한 소득 전부를 그대로 타인에게 이전할 법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고, 실질귀속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득을 수취한 법인의 설립 목적과 설립 경위, 사업활동 내역, 그 임직원 및 사무소의 존재, 자금의 이동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또한, 최근 하급심 법원은 다수의 판결에서 순수지주회사는 인적·물적 시설에 다소 미흡한 사정이 있더라도 비교적 넓게 수익적 소유자 및 실질귀속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해왔고, 대법원 역시 하급심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사건에서 제1심은 원고 한국DC가 지급한 배당금의 실질귀속자는 원고 DCK가 아닌 DCC이고, 이 사건 감자대가와 관련한 DCC의 의제배당소득도 원고 DCK가 아닌 DCC의 감자 대상 주식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 및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인정하였다. 이는 원고 DCK의 설립 및 유상감자가 이 사건 주식의 취득가액을 높임으로써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대상판결의 결론은 원고 DCK가 조세조약을 남용하기 위한 일회적인 목적으로 설립되는 등 실질귀속자로 볼 수 없는 예외적인 사정이 다수 존재하였기 때문이며, 위 CJ ENM 판결이나 그 이후의 최근 법원의 판결과 다른 흐름의 판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국외투자기구가 국내원천소득의 실질귀속자인 외국법인에 해당하여 경정청구권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0두47397 판결)

국외투자기구인 원고는 구 법인세법(2016. 12. 20. 법률 제143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의6 제2항,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4. 2. 21. 대통령령 제251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8조의7 제2항, 제3항 단서가 정한 국외공모집합투자기구에 해당한다. 원고는 2013. 4경 이 사건 배당소득을 지급받을 당시 이 사건 배당소득의 실질귀속자로부터 제출받은 제한세율 적용신청서와 실질귀속자 명세를 첨부한 국외투자기구 신고서 등을 원천징수의무자인 SC은행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SC은행은 2013. 4. 12.부터 2013. 4. 15.까지 원고에게 국내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소득을 지급하면서 조세조약을 적용하지 않고 법인세법에 따라 법인세를 원천징수·납부하였다. 원고는 한-미 조세조약에서 정한 제한세율을 적용하여 법인세의 일부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국외투자기구인 원고가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4항에 따른 제한세율을 적용받지 못한 실질귀속자로서 경정청구권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은 원고가 조세조약상 수익적 소유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원고에게 경정청구권을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각 항 명문 규정의 해석상 국외투자기구는 실질귀속자에 해당하기 어려우므로 경정청구권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각하하였다.

이와 달리, 대법원은 국외투자기구도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해당할 수 있는 점, 국외투자기구가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소유권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는 경우에는 해당 국내원천소득이 국외투자기구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된다고 볼 수 있는 점, 국외투자기구와 실질귀속자를 구별하고 있다고 하여 국외투자기구에는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4항에 따른 경정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가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1항에서 정한 '국내원천소득을 실질적으로 귀속받는 외국법인'에 해당하는지를 원심이 제대로 심리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하였다.

대상판결은 국외투자기구가 국내원천소득의 실질귀속자로서 외국법인에 해당하면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4항에 따른 경정청구권자에 해당된다는 것을 전제로 국외투자기구가 경정청구권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로 의의가 있다.

V. 상속세 및 증여세 분야

1. 피상속인의 사후에도 조세채권이 잔존하는지 여부(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8다268576 판결)

국세징수법 제25조는 관할 세무서장은 강제징수를 할 때 납세자가 국세의 징수를 피하기 위하여 한 재산의 처분이나 그 밖에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에 대하여 사해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조세채권자인 국가가 조세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한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 제1항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그 상속인은 피상속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피상속인이 납부할 국세 등을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국세 등 납부의무를 '상속재산을 한도로 하여' 승계한다는 뜻이다(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누7395 판결 등).

A는 양도소득세를 미납한 상태에서 자신의 자녀들에게 금원을 증여한 후 사망하였다. 이 사건 증여 및 사망 당시 A에게는 별다른 재산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조세채권자인 국가는 증여를 받은 자녀 등을 상태로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A가 자녀에게 증여를 한 것이 사해행위 취소 대상이 되는지 즉, 채권자취소권 행사의 요건인 '피보전채권의 존재'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따라서 대상판결은 망인의 국세 등 조세채무가 망인의 상속인에게 승계되어 망인의 사후에도 조세채권이 잔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제1심 및 원심은 국가가 자녀(상속인) 등으로부터 망인이 체납한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상속인은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조세채무를 승계하고 만일 '상속으로 받은 재산'이 없으면 이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국세기본법상 상속인은 '상속받은 재산을 한도로 하여' 피상속인의 조세채무를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상속받은 재산이 없다면 상속인들이 부담할 피상속인의 조세채무도 없으므로, 조세채권자인 국가가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하기 위한 요건인 '피보전채권' 존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피보전채권의 존재 여부'와 '상속인이 승계하는 피상속인 조세채무의 범위'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증여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피보전채권이 존재하였다면 당해 증여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상속인이 부담하는 피상속인의 조세채무 범위를 제한하는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의 문언이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이 없는 경우라면 피상속인의 사후에는 조세채권이 잔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대상판결은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의 문언에 부합한 타당한 결론으로 생각되며, 대상판결은 상속으로 인한 납세의무의 승계 여부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한 점에 의의가 있다.

2. 명의신탁자의 부정행위만으로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가 가능한지 여부(대법원 2022. 9. 15. 선고 2018두37755 판결)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2 제1항은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경우 명의수탁자에게 '증여'가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하는 규정이고, 이때 증여세 납세의무자는 기본적으로 명의수탁자이다. 다만, 구 상증세법 제4조 제5항은 위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 실제소유자, 즉 명의신탁자 역시 명의수탁자와 연대하여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구 국세기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의2 제1항에 따라 일반적인 무신고의 경우에는 20%의 일반과소무신고가산세가 부과되나, 납세자의 '부정행위'로 이루어진 무신고의 경우에는 40%의 부당무신고가산세가 부과된다.

원고는 자신이 대주주인 회사의 임직원과 친인척 명의로 장기간 주식을 보유해왔다. 과세관청은 위 차명주식 보유에 조세회피 목적이 존재한다고 보아 명의수탁자들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면서 원고를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였다. 또한,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것이 원고의 '부정행위'에서 비롯되었다는 전제에서 부당무신고가산세 역시 부과하였다. 대상판결은 명의신탁자인 원고의 부정행위만으로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은 이 사건에서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기 위한 요건이 모두 충족되었는바 피고들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달리,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의 부정행위가 인정되더라도, 규정에 따른 증여세 납세의무자가 '명의수탁자'인 이상, 명의수탁자의 부정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부당무신고가산세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부정행위'가 존재하였는지 여부는 연대납세의무자인 '명의신탁자'가 아니라 이 사건 규정에 따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위 명의신탁 당시 시행되던 상증세법의 규정상 증여세의 납세의무자는 '명의수탁자'이므로 명의수탁자의 부정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다만 2018. 12. 31. 이후에는 위 규정에 따른 증여세 납세의무자가 실제소유자, 즉 명의신탁자로 변경되었기에, 대상판결의 장래적 의미는 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납세의무자가 명의신탁자로 변경된 이상, 앞으로는 부정행위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도 명의신탁자를 기준으로 살피는 것이 타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3. 구 상증세법 제45조의3의 과세요건 및 납세의무자(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0두52214 판결)

원고는 A법인의 주식을 간접 보유하고, B법인의 주식을 50%이상 직접 보유하였다. A법인은2012, 2013 사업연도에 B법인에 의약품을 공급하였는데, A법인의 매출액 중 B법인에 대한 매출액 비율이 30%를 초과하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3(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원고가 A법인의 지배주주 지위에서 B법인으로부터 일정한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된다는 이유로 2013. 7. 31.과 2014. 6. 27. 증여세 납부 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증여세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수혜법인의 주식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지배주주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거래를 통한 이익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에 규정된 '증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①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에서 정의하는 '증여'는 증여세 과세대상을 일반적으로 정의한 규정에 불과하므로, 그와 같은 개념이 '증여 의제'에 대한 과세에 관하여 규정한 이 사건 각 법률조항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② 이 사건 법률조항 등이 '지배주주'의 의미를 직접 정의하고 있으므로 이를 반드시 상법상 '주주'의 의미 내에서 해석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지배주주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위 규정의 문언에 비추어 수혜법인의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간접적으로만 보유하는 자도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에 포함되는 것이며, ③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증여세의 경우 증여자는 특수관계법인으로, 수장자는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등으로 보아야 하는데, 수증자인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와 증여자인 특수관계법인은 별개의 법적 주체이므로,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등이 동시에 특수관계법인의 주주인 경우'자기증여'에 해당되어 이 사건 법률규정에서 정한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2014. 2. 21. 개정시 상증세법 시행령 제34조의3 제12항 제3호를 신설하여 '수혜법인이 특수관계법인과 거래한 매출액에 지배주주 등의 그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주식보유비율을 곱한 금액'을 과세제외 매출액에 포함하도록 규정하였다. 대상판결에서는 개정 후 자기증여로 인한 증여이익은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증여의제이익 계산 방법을 달리 규정하였더라도, 개정 전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하였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주식을 간접적으로만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지배주주에 해당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자기증여와 관련하여 이 사건 시행령 개정 취지와 같이 수혜법인의 지배주주가 동시에 특수관계법인의 주주인 경우에는 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은 자기증여에 해당하므로 증여의제이익의 계산시 이 부분을 공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임에도 법적 주체라는 형식을 중시하여 실질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 아쉬움이 있다.

VI. 부가가치세 분야

1.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단 방법(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7두69908 판결)

원고는 환경오염방지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수행한 정부업무대행사업, 정부위탁사업, 환경시설설치지원사업, 연구용역사업 등과 관련하여 공급한 재화 또는 용역이 그 고유의 사업목적을 위하여 실비로 공급된 것으로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라고 보아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과세관청은 원고가 위 사업과 관련하여 공급한 재화 또는 용역이 실비로 공급된 것이 아니어서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였다.

부가가치세법상 주무관청의 허가 또는 인가를 받거나 주무관청에 등록된 단체로서 종교·자선·학술·구호 등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하는 단체가 그 고유의 사업목적을 위하여 실비 또는 무상으로 공급하는 재화 및 용역에 대하여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에서는 사업 분야 전체를 기준으로 실비 공급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개별적인 재화 또는 용역을 기준으로 실비 공급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은 원고가 제공한 사업을 4개의 분야로 구분한 후 각 사업 분야 단위로 재화 또는 용역이 실비로 공급되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와 달리 부가가치세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 거래'에 부과되는 세금이고,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도 일정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으로 규정되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하여 '개별적인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을 기준으로 실비 공급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대상판결은 비영리법인의 고유목적사업을 위한 실비 공급에 따른 부가가치세 면세 여부를 판정함에 있어 실비 공급 여부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 부가가치세법상 부수 용역의 의미 및 범위(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8두62058 판결)

원고는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 해당 병원 부설주차장의 이용료 및 의사, 간호사 등이 이용하는 위 병원 구내직원식당의 식비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여 왔다. 원고는 위 주차장과 식당에서 제공하는 용역이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이라는 이유로 경정청구를 하였지만, 과세관청은 이를 거부하였다.

부가가치세법은 의료보건 용역을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으로 정하면서, "거래의 관행으로 보아 통상적으로 주된 용역의 공급에 부수하여 공급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용역의 공급은 주된 용역의 공급에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당시 조세특례제한법은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의 하나로 공장, 광산, 건설사업현장 및 이에 준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과 초·중등교육법 제2조 및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이하 이 호에서 '사업장등'이라 한다)의 경영자가 그 종업원 또는 학생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해당 사업장등의 구내에서 식당을 직접 경영하여 공급하는 음식용역(식사류로 한정한다)을 들고 있었다.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주차장 용역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의료보건 용역의 공급에 부수하여 공급되는지 여부가, 이 사건 식당 용역은 조세특례제한법상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위 주차장 용역의 공급은 병원에서의 의료보건 용역의 공급과는 별도의 계약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그 대가도 별도로 수수되는 점, 병원 이용객 중 환자 등 의료보건 용역 공급과 관련이 있는 자에게 일정한 할인 등의 특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일 뿐인 점 등의 사정을 근거로, 위 주차장 용역이 거래의 관행으로 보아 통상적으로 의료보건 용역의 공급에 부수하여 공급된다고 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였다.

대법원은 과거 장례식장 내 음식제공 용역과 장의용역의 공급자가 달랐던 경우에도 부수성을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3. 6. 28. 선고 2013두932 판결). 이 사건에서는 계약 및 대가 수수가 별도로 이루어진 점, 공급받는 자가 다른 점 등을 근거로 달리 판단한 것으로 이해되고, 이러한 차이를 부수 공급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대법원은 식당 용역의 공급과 관련하여, 조세특례제한법 특례 규정의 '종업원'은 '공장, 광산, 건설사업현장 및 이에 준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의 종업원'만을 의미한다는 이유로, '학교'의 경영자가 그 '종업원'이라고 할 수 있는 교직원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공급하는 위 식당 용역 역시 위 특례 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조세법규에 대한 엄격해석의 원칙과 그 문언 등에 근거한 것이다. 참고로 조세특례제한법은 2019. 12. 31. "초·중등교육법 제2조 및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경영자가 학생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학교 구내에서 식당을 직접 경영하여 공급하는 음식용역"으로 개정되어 면세범위를 보다 분명하게 규정하였다.

3. 전자적 용역의 공급장소에 관한 판단기준(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8두39621 판결)

원고는 신용카드업을 하는 사업자이고, 마스터카드사는 미합중국법인으로 국내사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원고는 마스터카드사와 상표 등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서 마스터카드사의 상표를 부착한 신용카드를 발급하여 왔다. 또한 원고는 마스터카드사로부터 그가 운영하는 국제 결제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신용카드의 국외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왔다. 원고는 마스터카드사의 상표를 부착한 신용카드의 사용과 관련하여, 마스터카드사에게 ① 국내 거래금액 중 신용결제금액의 0.03% 및 현금서비스금액의 0.01%에 해당하는 금액(이하 '발급사분담금')과 ② 국외 거래금액 중 신용결제금액 및 현금서비스금액의 각 0.184%에 해당하는 금액(이하 '발급사일일분담금'. 발급사분담금과 통틀어 '이 사건 분담금'이라고 한다)을 지급하고, 이에 관한 해당 기간 부가가치세를 대리납부하였다.

부가가치세법은 용역의 공급장소를 정하는 원칙적인 기준으로 '역무가 제공되거나 재화·시설물 또는 권리가 사용되는 장소'를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분담금의 성격과 마스터카드사가 원고에게 제공한 용역의 공급장소가 국내인지 국외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이 사건 분담금의 성격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발급사분담금은 상표권의 사용대가로서 사용료소득에 해당하고, 발급사일일분담금은 이 사건 용역 제공의 대가로서 사업소득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용역의 공급장소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그 동안 용역의 제공이 국내와 국외에 걸쳐 이루어진 경우 '국내와 국외에서 수행된 역무 중 어느 것이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용역의 공급장소를 판단하여 한다고 판시하여 왔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기존의 법리 외에 "역무가 제공되기 위해서 이를 제공받는 자의 협력행위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협력행위의 장소도 아울러 고려하여 역무의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부분이 어디에서 이루어졌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덧붙이면서, 위 역무의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부분은 마스터카드사가 원고의 국내사업장에 설치한 결제 네트워크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원고가 위 네트워크 시스템에 접속하여 신용카드 거래 승인, 정산 및 결제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거나 전달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용역의 공급장소를 국내로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특히 용역을 제공받는 자의 협력행위가 이루어진 장소도 아울러 고려하여 용역의 공급장소를 판단해야 한다는 새로운 판시를 한 것에 의의가 있다. 다만 중요하고 본질적인 역무의 수행 여부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의 행위에 대한 고려 없이 판단하기 어렵고, 공급받는 자의 협력행위가 필요하더라도 이는 말 그대로 협력행위일 뿐 주된 고려요소일 수는 없다는 점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4. 세금계산서 발급 후 음(-)의 세금계산서 발급시 세금계산서 미발급죄 성립 여부(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9도18942 판결)

조세범 처벌법은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발급하여야 할 자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한 경우'를 처벌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거래처에 물품을 공급하고 물품대금을 지급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가, 이를 취소하는 취지의 음(-)의 수정세금계산서를 다시 발급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물품을 공급 공급하였음에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하여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세금계산서 발급의무자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가 이후 수정세금계산서 발급사유가 없음에도 먼저 발급한 세금계산서를 취소하는 취지로 음(-)의 표시를 한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 처음부터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한 것에 해당하여 조세법 처벌법 제10조 제1항 제1호 전단(이하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세금계산서 미발급에 대한 조세법처벌법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조항에서 처벌 대상으로 정하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한 경우'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후 그 공급가액에 음의 표시를 한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가 포함된다고 보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이 된다는 점, 세금계산서 발급의무자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후 그 공급가액에 음의 표시를 한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하더라도 당초의 세금계산서가 발급되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가 없어진다고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위와 같은 경우 세금계산서 미발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추후 음의 표시를 한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하더라도 먼저 발급한 세금계산서가 무효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경우까지 이 사건 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금지되는 확장해석 내지 유추해석의 결과에 해당되어 허용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조항의 입법 취지는 세금계산서가 아예 발급되지 않는 경우 과세당국이 해당 거래의 존재 자체를 파악할 수 없게 되어 과세 누락이 발생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먼저 발급된 세금계산서를 통해 과세당국이 얼마든지 거래내역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의 문언과 입법 취지, 수정세금계산서 발급과 관련된 부가가치세법령의 내용 및 형벌법규 해석의 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대상판결은 죄형법정주의에 근거한 타당한 판결로 보여진다.

VII. 지방세 분야

1. 토지매매계약상 잔금 지급 전에 매수인 지위를 제3자에게 이전하면 취득세 납세의무 없어(대법원 2022. 1. 27.자 2021두54880 판결)

원고와 A 등 8인(이하 '원고 등')은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토지를 매수하면서 토지매매대금을 6차에 걸쳐 나누어 납부하기로 하는 연부취득약정을 하였고, 계약금 및 각 중도금 납부 시마다 해당 금액에 대한취득세를 신고·납부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 원고 등은 중도금 중 마지막인 5차 할부금까지 납부한 후, A가 대표이사인 B회사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등, B회사 및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원고 등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부담하였던 일체의 권리 의무를 B회사가 그대로 승계하도록 하는 권리의무승계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A가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 은행계좌로 6차 할부금을 송금함에 따라 이 사건 매매대금이 모두 완납되었고, B회사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취득세 등도 모두 신고 납부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원고 등은 5차 할부금까지 연납한 취득세를 환급받았다. 그런데, 피고는 6차 할부금을 납부한 것은 B회사가 아닌 원고 등이고 원고 등과 B회사 사이에 실질적인 미등기 전매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원고 등에게 이 사건 토지 취득에 따른 취득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를 부과하였다.

구 지방세법(2016. 3. 29. 법률 제141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은 취득세는 부동산 등을 취득한 자에게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부동산 등의 취득은 민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등기·등록 등을 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하면 취득한 것으로 보고 해당 취득물건의 소유자 또는 양수인을 각각 취득자로 한다.'라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매도인인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부동산(토지)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의 85%를 납부한 매수인인 원고 등이 해당 부동산을 제3자인 B회사에게 전매하였을 경우, 매수인이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자로서 취득세 납세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부동산 취득세와 관련하여 '미등기전매'가 문제되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대금 거의 전부가 지급되었다고 볼 만한 정도의 대금지급이 이행되었다면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보아, 그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은 채 제3자에게 이전하더라도, 그 잔금을 납부한 매수인에게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립을 인정하여 왔다. 원심은 매매대금의 85%는 '거의 전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다음으로 매도인인 한국토지주택공사, 매수인인 원고 등과 제3자인 B회사 모두가 '매매계약상 매수인의 지위를 제3자에게 승계시키는 권리의무승계계약'을 체결한 이상, 매수인은 해당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대상판결은 부동산 전매과정에서 당초 매수인의 사실상 취득이 인정되지 않는 근거를 법리적으로 제시한 사례로서 그 의미가 있다.

2.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1가구 1주택자에 대하여 재산세 세율을 감경하는 서초구구세조례안은 적법하고 유효(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추5169 판결)

서울특별시는 서초구 관내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에 대한 2020년도 재산세를 감면하는 서초구구세조례안에 관하여 조례안의결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제3호 나목은 별장 이외의 주택에 관한 재산세의 각 과세표준 구간과 그에 적용될 표준세율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이하 '이 사건 근거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특별한 재정수요나 재해 등의 발생으로 재산세의 세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1항의 표준세율의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가감할 수 있다. 다만, 가감한 세율은 해당 연도에만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근거조항은 표준세율만을 가감할 수 있도록 정하였으나, 이 사건 조례안은 '시가표준액 9억 원 이하의 주택을 소유한 1가구 1주택자'로 적용대상을 한정하여 재산세의 세율을 50% 감면하는 것이므로, 그에 대해서는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제3호 나목에서 정하지 않은 새로운 과세표준 구간이 창설되고, 그에 따라 과세표준 구간별 누진 정도가 변경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결과만 본다면 마치 법률이 아닌 조례로써 조세의 과세표준 구간과 세율이 정해진 것이 되므로, 이 사건 조례안이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위 조례를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우선 위 조례안은 COVID-19의 확산이라는 재해 발생의 상황에서 민간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제정되었으므로, 특별한 재정수요나 재해 등의 발생시 조례로써 재산세 세율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한 지방세법 제111조 제3항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다. 또한, 대법원은 위 조례안이 감경세율의 적용대상을 한정함으로써 마치 과세표준 구간이 창설되고 과세표준 구간별 누진 정도가 변경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더라도, 이러한 효과는 지방세법 제111조 제3항이 이미 예정한 것이므로 위 조례안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조세법률주의에 따른 제한으로 인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세목을 신설하거나 변경할 수는 없으나, 지방세법 제111조 제3항은 특별한 재정수요나 재해 등의 발생 시 지방자치단체에 세율 결정의 재량을 부여하고자 하는 취지이므로, 서초구 재산세를 감면하는 서초구구세조례안은 지방세법 제111조 제3항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본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또한, 위 조례안이 과세표준 구간을 변경한 것이라기보다는 감경된 세율이 적용될 대상을 한정하였을 뿐이고, 그 반사적 결과로 과세표준 구간이 창설되고 과세표준 구간별 누진 정도가 변경되는 것에 불과하다.

대상판결은 지방세법 제111조 제3항에 따라 감경세율의 적용 대상을 특정하여 지방세법상 세율과 다른 세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3. 재산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표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두50147 판결)

제소기간의 경과 등으로 법률상 쟁송 수단에 의하여 처분(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는 경우를 소위 '불가쟁력'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불가쟁력이 발생한 처분에 대하여는 쟁송절차에서 다툴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선행 처분에 대해 불가쟁력이 발생하였더라도, 그러한 선행 처분을 기초로 한 후행 처분의 쟁송절차에서 선행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국토교통부장관은 2015. 2. 25. 성남시 소재 토지 A에 대한 표준지공시지가를 결정·고지하였다. 원고는 토지 A를 대지권의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 B의 소유자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토지 A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시가표준액을 산정하여 이 사건 건축물 B와 토지 A에 대한 재산세 등을 부과하였다. 대상판결은 국토교통부장관의 토지 A에 대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선행 처분)에 대해서는 제소기간이 경과하여 불가쟁력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표준지 공시지가결정을 기준으로 시가표준액을 산정한 피고의 재산세 등 부과처분(후행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국토교통부장관이 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은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초로 한 후행 행정처분에서 수인한도론을 적용하여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을 독립한 사유로 주장할 수 있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에서 재산세 등 부과처분의 전제가 되는 토지 A에 대한 시가표준액 결정은 표준지공시지가결정에 위법이 있거나 시가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달리 보았다. 대법원은 원고가 이의 절차나 국토교통부장관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 등을 통하여 토지 A에 대한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위법성을 다투었어야 함에도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재산세 등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에서 그 위법성을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대상판결은 선행 처분인 표준지공시지가결정과 후행 처분의 하자 승계에 관한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두13845 판결의 의미를 한정하고,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이해되었던 기존의 판례를 재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2항에 따라 표준지공시지가도 당해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로 간주된다는 점, 대상판결과 같이 기존 판례의 입장을 고수하면 표준지공시지가결정의 처분성을 인정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오히려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낮추게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여 표준지공시지가결정에 대해 불가쟁력이 발생한 경우에도, 이를 기초로 한 후행 조세부과처분을 다투면서 그 위법성을 주장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VIII. 관세 분야

1. 관세 경정청구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정당한 세액의 판단 기준(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7두53767 판결)

관세법 제14조는 관세의 과세물건은 수입물품으로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15조는 관세의 과세표준은 '수입물품의 가격 또는 수량'으로 하며, 동법 제16조는 관세는 수입신고를 하는 때의 물품의 성질과 그 수량에 따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세건설장 설치·운영 허가를 받은 원고는 13회에 걸쳐 벨기에 법인으로부터 아연도금라인 및 냉연도금복합라인 공장 설비에 사용될 물품들을 수입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물품 중 각 라인용 열교환기를 관세법 제50조 제1항 [별표] '관세율표'상 열교환기 (품목번호 제8419.50)로 품목분류하고 한-EU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협정관세율 4%를 적용하여 관세를 신고·납부하였고, 나머지 물품들은 '노()의 부분품(품목번호 제8417.90호)'으로 품목분류하고 일반관세율 8%를 적용하여 관세를 신고·납부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물품들은 모두 노의 부분품에 해당하므로 협정관세율 0%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감액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관세 경정청구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정당한 세액의 판단 기준이 수입신고 건별인지, 개별 수입물품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은 관세는 일정 기간에 대하여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물품의 수입신고별로 과세되므로, 이 사건과 같이 여러 개의 수입신고 건에 대한 경정청구에 대한 거부처분의 경우에는 수입신고별로 정당한 세액을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과세의 과세물건, 과세표준 및 수입신고 등에 관한 관세법령의 규정과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관세의 과세단위 및 신고·납부의 기준 등에 관한 아래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관세에 대한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납세의무자가 신고·납부한 세액이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입신고 건별이 아니라 수입신고에 포함된 수입물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수입물품이 아닌 각 수입신고 건을 기준으로 정당한 세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 중 기본세율이 0%인 품목에 해당하는 물품이 포함된 2건의 수입신고에 관한 부분 전부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대상판결은 관세 경정청구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정당한 세액의 판단 기준 관련하여, 관세의 과세 단위는 수입신고 건별이 아니라 개별 수입물품이므로 납세의무자가 신고·납부한 세액이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는 개별 수입물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제1호에서 정한 '무상으로 수입하는 물품'(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8두47714판결)

관세법상 수입물품의 과세가격은 제30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수입물품에 대하여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가격에 기초하여 결정하며, 제30조에 따른 방법으로 과세가격을 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제31조에 따라 과세가격으로 인정된 사실이 있는 동종·동질물품의 거래가격에 기초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제1항에 따르면 관세법 제30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한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무상으로 수입하는 물품'은 포함하지 않는다.

원고는 일본 법인 B와 의약품 원료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기준물량 이상을 구매하면 구입물량의 일정비율을 '무료샘플'로 공급받기로 약정하고,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공급받은 위 물품에 관하여 단위당 일정 금액을 거래가격으로 하여 수입신고를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물품이 무상으로 수입되었으므로 관세법 제30조 제1항이 정한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가 신고한 과세가격을 부인하고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단위당 구매가격을 기초로 과세가격을 결정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무료샘플'로 공급받은 이 사건 물품이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제1호에서 정한 '무상으로 수입하는 물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은 이 사건 물품은 가격의 지급을 수반하지 않는 무상수입물품으로서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물품이 '무료 샘플'이라는 명목으로 공급되었고 원고가 이를 수입할 당시 그 대가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아무런 대가 없이 공급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제1호에서 정한 '무상으로 수입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에서 연간 구매수량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물품이 반드시 추가로 공급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특약이 포함된 이 사건 계약은 연간 구매계약으로 연간 구매수량에 따라 추가 공급수량이 확정되면 연간 총 지급액과 연간 총 구매수량에 따라 1년 단위로 최종적인 거래가격이 결정되는 점, 원고가 추가로 공급받는 물품의 수량이 연간 구매수량의 10% 이상으로 적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물품이 '무상으로 수입하는 물품' 이라고 보아 관세법 제31조에 따라 과세가격을 결정한 과세관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관세법 시행령 제17조 제1호에서 정한 '무상으로 수입하는 물품'의 판단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로 그 의의가 있다.

IX. 마치며

지금까지 2022년 각 분야의 주요 조세 판례들의 흐름을 살펴 보았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판결들도 여럿 있기는 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 판례들 또한 눈에 띈다. 2023년에는 오랜 기간 축적된 법원의 지식과 지혜에 실무가들의 창의적인 도전이 더해져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고 조세법의 이론을 더욱 다듬어가는 의미 있는 판결들이 많이 선고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