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세자의 당초신고 이후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납세자가 해당 증액경정처분에 대하여 다투지 않고 90일의 불복기간이 도과하면 증액경정처분으로 인하여 증가된 세액에 대해서는 불가쟁력이 발생한다(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 단서).
이 사건에서는 이처럼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불복기간이 경과하여 불가쟁력이 발생한 이후에도 납세자가 당초신고에 대한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증액경정처분의 위법사유를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대상판결은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의 문언, 체계 및 경정청구제도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 내에 제출한 납세자가 그 후 이루어진 증액경정처분에 대하여 불복기간 내에 다투지 않았더라도 5년의 경정청구기간 내에 경정청구권을 행사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보았다. 그리고 ⅰ) 통상의 과세처분 취소소송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정청구에 대한 거부처분 취소소송 역시 그 심판의 대상은 과세표준 및 세액의 객관적인 존부이므로, 그 과세표준 및 세액의 인정이 위법하다고 내세우는 개개의 위법사유는 자기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한 점, ⅱ) 과세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경정청구는 모두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의 존부를 정하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불복수단이므로, 납세자로 하여금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사유에 대하여는 취소소송으로써 과다신고사유에 대하여는 경정청구로써 각각 다투게 하는 것은 납세자의 권익보호나 소송경제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납세자는 감액경정청구에 대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당초신고에 대한 과다신고사유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사유도 함께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은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불복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 단서에 따라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해서는 취소를 구할 수 없는 것이어서,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한도로 하여서만 취소를 구할 수 있을 뿐인 것으로 보았다.
'소송물'은 소송의 객체, 즉 법원의 심판의 대상을 의미하는데, 조세소송의 소송물에 대해서는 '총액주의'와 '쟁점주의'의 대립이 있다. 우리 판례는, 과세처분의 취소소송과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불문하고 "처분의 실체적, 절차적 위법을 그 취소원인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심리의 대상은 과세표준 및 세액의 객관적 존부라 할 것이고, 그 과세표준 및 세액의 인정이 위법이라고 내세우는 개개의 위법사유는 자기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다"(대법원 1996. 6. 25. 선고 95누1880 판결, 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2두9261 판결 등)고 하여 '총액주의'의 입장에 서 있다.
경정처분은 증액경정처분과 감액경정처분으로 나뉘는데, 판례는 증액경정처분의 경우에는 당초의 신고 또는 처분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하고 증액경정처분만이 쟁송의 대상이 되어, 당초처분 이후 증액경정처분이 있었음에도 당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다는 '흡수설'의 입장을 취해왔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두7353 판결). 반면 감액경정처분의 경우에는 당초신고 또는 처분의 일부를 취소하는 것으로 보아 그에 의하여 감소된 세액 부분에 대해서만 법적 효과가 미친다고 보아,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초신고 또는 처분 중 감액경정결정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부분, 즉 감액된 당초처분이라는 '일부취소설'의 입장을 취해왔다(대법원 1991. 9. 13. 선고 91누391 판결).
국세기본법이 2002. 12. 18. 개정되면서 제22조의2 제1항에 "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당초 확정된 세액을 증가시키는 경정은 당초 확정된 세액에 관한 이 법 또는 세법에서 규정하는 권리‧의무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ⅰ) "국세기본법 제22조의2의 시행 이후에도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당초 신고나 결정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됨으로써 독립된 존재가치를 잃게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칙적으로는 당초 신고나 결정에 대한 불복기간의 경과 여부 등에 관계없이 증액경정처분만이 항고소송의 심판대상이 되고, 납세의무자는 그 항고소송에서 당초 신고나 결정에 대한 위법사유도 함께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위 규정의 신설에도 불구하고 종래의 흡수설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두17390 판결), ⅱ) 취소의 범위에 대해서는 "확정된 당초 신고나 결정에서의 세액에 관하여는 취소를 구할 수 없고 증액경정처분에 의하여 증액된 세액을 한도로 취소를 구할 수 있으므로, 증액경정처분 취소소송에서 당초의 신고세액이나 고지세액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고 하면서(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0두9808 판결,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8두22280 판결), 위 규정 중 '확정'의 의미에 관하여 대법원 2012. 3. 19. 선고 2011두4855 판결 및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10두20843 판결은 불가쟁력(경정청구기간의 도과)을 의미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다만, 법원도 일정한 경우에는 흡수설의 예외를 인정한다. 대법원은 납세자가 당초신고 후의 증액경정처분을 불복기간 내에 다투지 아니한 경우에 대하여,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에 당초의 신고 등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되는 것이지만 경정청구나 부과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은 모두 정당한 과세표준과 세액의 존부를 정하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불복수단이므로 납세의무자는 증액경정처분에 대하여 소정의 불복기간 내에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정청구기간 내에서는 경정청구로도 다툴 수 있다"고 하여, 흡수설의 예외를 인정하여 당초신고를 여전히 여전히 다툴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12822 판결). 위 판결에서는 납세자가 당초신고로 다툴 수 있는 위법사유의 범위에 대해서는 판단이 이루어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당초신고의 위법사유뿐만 증액경정처분의 위법사유도 함께 다툴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다만 증액경정처분에 대하여 불복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납세자가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세액을 '당초신고세액'의 범위로 제한하였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대법원은 국세기본법 제22조의2(현행 제23조의2)의 신설 이후에도 당초신고 후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납세자는 증액경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증액경정처분의 위법사유뿐만 아니라 당초신고의 위법사유도 함께 주장하여 다툴 수 있다는 종래 흡수설의 입장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당초신고에 대한 납세자 불복기회를 보장하였다. 대상판결에서는 그 반대의 국면이 문제되었다. 즉, 당초신고 후 증액경정처분이 이루어졌으나 흡수설의 예외가 인정되어 당초신고에 대하여 감액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 당초신고의 위법사유뿐만 아니라 증액경정처분의 위법사유도 함께 주장하여 다툴 수 있는지가 문제된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를 긍정한 최초의 판결로서, 납세자의 권리구제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즉, 납세자는 당초신고 후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불복기한 90일이 경과하였더라도 당초신고세액의 범위 내에서는 경정청구의 방법으로 증액경정처분의 위법사유를 다툴 수 있는 것이므로, 당초신고세액의 범위 내에서는 불복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이슬 변호사, seullee@yulchon.com)